[일상] 처음으로 면접을 보았다.
너무 오랜만에 입어보는 정장 🤵🏻♂️
1. 고민하고 고민하다.
거의 방치하다싶이 학생들을 가르키는 부트캠프를 끝마치면서 처음으로 회사를 지원하게 되었다. 내가 이 회사에 이끌리면서 지원하게 된 계기는 이커머스 회사라는 점과 이커머스 회사치곤 보기 드문 D-C라는 점 그리고 훌륭한 리더가 있는 곳이 너무 맘에 들어 많이 아쉬운 스펙이지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지원하게 되었다.
2. 두려움과 떨림
두근거리는 마음과 상대 면접관이 높은 직군이라는 점에 긴장한 나머지 하루 밤을 지새며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라이브코딩을 진행하고 알고리즘 및 자료구조에 대한 질문을 한다기에 문제는 어떤 것이 나올지, 어떻게 풀어야할 지 고민하면서 당일날 면접 들어가기 10분전까지 계속 문제만 풀었다. 그리고 나는 면접 준비도 너무 짧은 시간만 하였고 기존에 스터디도 여러개 운영하면서 발표도 많이 해봤기에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
3. 면접 시작
편안한 복장이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나만 빼고 정말 모두 편한 복장이였고 그런 회사가 너무 좋아보였다. 첫 면접이고 정장을 급하게 빌려서 부랴부랴 회사에 들어갔지만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정장은 없었다. 면접관들이 들어오면서 간단한 인터뷰니까 긴장하지 말라며 분위기를 풀어나갔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가 손까지 다 떨어서 바지에 겨우 올리고 있었다. 들어가기 전 나는 “내가 한 프로젝트는 누구보다 내가 아끼고 좋아하니까 잘 설명할 수 있을거야”라고 다짐하고 들어갔지만, 앞에 선 순간 나는 모두 까먹었다. 저장을 깜빡하고 꺼버린 컴퓨터마냥
4. 창피함 그리고 좋은 경험
물어보는 질문들은 대부분 들어본 적 있는 단어들이였다. 처음 듣는 단어처럼 생소하기보단 분명 공부하고 내가 정리했던 단어들이였다. 면접을 시작하고 처음 자기소개부터 말이 꼬이기 시작해 무언가를 질문하는 순간 나는 “내가 정말 아는게 맞을까?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하나같이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를 반복했다.
5. 라이브코딩
간단하게 알고리즘과 자료구조에 대해서 여쭤보시고 라이브코딩을 하시겠다고 했다. ‘아 이제 다시 노트북 가방을 열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순간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내시면서 풀라고 하셨다. 정말 화이트보드에 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공지에도 노트북을 소지한 경우 챙겨올 것이라고 되있었기 떄문이다. 문제는 너무 쉬웠고 너무 간단했다. 1차원 리스트를 하나 주고 특정값을 찾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되는 거였다. 풀지 못했다. 그냥 머리가 하예서 아무거나 적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 이거 왜 못풀고 있지”라는 생각에 더 막막해졌다. 면접관중 한분이 나를 옆에서 도와주셨지만 못 풀었다. 이때 나는 너무 창피했고 이미 망했음을 직감했다.
6. 면접을 마치며
이후에 나에게 날라오는 질문들은 그냥 생각없이 대답한 것 같다. 준비한 대답도 안하고 계속 머리속에는 저 문제만 맴돌았다. 어차피 망했다는 생각에 면접관님이 마지막으로 궁금한 거 질문하라는 말씀에 그냥 진짜 궁금한 걸 물어보면서 면접을 끝마쳤다.
7. 회고
첫 면접인데도 면접관님들의 배려와 좋은 질문들 그리고 경험들이 너무나도 좋아서 나가기 전 면접이 어땠냐는 물음에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나의 첫 면접은 그렇게 끝이 났다. 머릿속에서 면접 내용이 떠내려가기 전에 재빠르게 개인 메모장에 오늘 받았던 면접 질문들과 하셨던 말씀들 그리고 문제 내가 했던 대답들을 적어놨다. 나중에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그때는 이것만큼은 꼭 대답하리라는 생각에 근처 카페로 달려가 머리에 남아있는 걸 모두 적었다. 집에 오고 나서는 아까 못 푼 문제가 너무 화가나서 집에 와서 관련된 문제만 계속해서 풀었다. 풀고 또 풀고 풀고 풀고 계속 풀었다.